** K-AI의 생존법** LLM 자체의 기술은 이미 상향 평준화 단계다. 지금 이 시점까지 프론티어 레이스에 끼어들지 못했다면, 앞으로도 영영 들어갈 수 없다고 보는 것이 냉정한 현실이다. 반도체 산업 역시 AI 모델과 하드웨어가 함께 발전하는 '커스텀 칩(Custom Chip)과 최신 모델의 공진화(Co-evolution)' 단계로 진입했다. 최신 AI 연구를 주도하며 하드웨어 요구사항을 스스로 정의하는 소프트웨어/알고리즘 기획력, 그리고 이를 칩 설계부터 제조/패키징까지 신속히 연결하는 공급망(Supply Chain) 집행력이 결합해야만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구조다. 하지만 한국의 많은 기업들, VC들은 여전히 거창한 키워드만 되풀이하는 앵무새식 담론에 머물러 있다. 최상위 AI 기술을 이끌 연구/기획 역량도, 이를 받쳐줄 독자적 산업 생태계도 부재한 상황이다. 냉정하게 말해, 이대로라면 가장 잘 풀려도 빅테크가 시키는 대로 만들어주는 ‘단순 하청 생산지’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 그마저도 여러 외부 요인들로 인해 얼마나 경쟁력이 유지될지 불안한 실정이다. 무엇보다 치명적인 한계는 프론티어(Frontier) 레벨의 문제를 직접 겪고 해결해 본 리더십과 경험자의 부재다. AI 하드웨어든 최첨단 LLM이든, 프론티어 영역은 단순한 이론의 문제가 아니다. *"수조 원을 태우며 수만 개의 칩을 연동할 때 터지는 예측 불가능한 병목과 실패를 직접 해결해 보았는가"*라는 실전의 문제다. 국내에는 이런 거대한 시도도, 실패의 궤적도 없기에 시스템을 다뤄본 ‘생생한 삽질의 경험치’가 전무하다. 경험자가 없다 보니 목표 설정부터 애매해질 수밖에 없고, 정부가 모여 회의하고 펀드를 조성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정작 중요한 인프라, 시스템 관점의 뼈대 설계보다는 정량적인 보여주기식 성과 지표(KPI)에 몰두하게 된다.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해외 빅테크에서 프론티어 모델과 인프라, 커스텀 칩 프로젝트를 핵심에서 주도한 리더급 인재를 대거 영입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국가적 외교력 없이 빅테크 생태계 내부로 들어가 함께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도 한계가 명확하다. 그렇다면 내가 삼성전자, 하이닉스가 아니라면 국내 기업들은 어디서 길을 찾아야 할까? 결국 프론티어 스케일의 모델,인프라,칩 싸움에서는 빅테크를 이길 수 없음을 조용히 인정하는 것이 생존의 출발점이다. 단일 칩, 단일 박스의 완결성이 중요한 특정 산업 전용 온디바이스 유닛 (로보틱스), 특수 도메인(의료, 뷰티, 물류, 군사 등)처럼 스케일업의 필요성은 비교적 낮으면서도 특화 알고리즘이 핵심이 되는 영역으로 판을 옮겨야 한다. 그리고 '범용 프론티어'를 버리고 '특화 엑셀러레이터'를 노려야 한다. 정밀 의료, 로보틱스 등 특정 도메인(또는 교집합)에 특화된 NPU 및 Custom ASIC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현실적이다. 기술 혁신의 속도가 주 단위로 바뀌는 AI, 반도체 시장에서 관(官)이 방향을 정하고 주도한다는 것 자체가 성립할 수 없는 산업이다. 정부가 모여 과제를 기획하고, 서류 심사로 사업자를 선정하며, 1년 단위 성과 보고서를 받는 관료적 접근은 기술의 진화 속도를 절대로 따라잡지 못한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은 판을 짜고 끌고 가는 Driver가 아니라, 민간이 마음껏 뛸 수 있도록 거대한 구매자(Customer)가 되주어야 하고, 위험을 분산할 수 있도록 규제 완화를 해주어야 한다. 정부가 지원금을 줄 생각을 하지 말고, 공공 인프라, 국방, 의료, 스마트시티 등에 국내 팹리스의 버티컬 칩과 AI 솔루션을 국가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대량 구매(Procurement)해주어야 한다. 민간 기업에 가장 필요한 것은 단순한 지원금이 아니라 '매출'과 'Track Record', 실제로 탑재되어 동작하는 실전 레퍼런스이다. 이것이 확보되어야 해외 시장 진출도 앞당겨진다. 그리고 무엇보다 어떤 스타트업이 성공할지 관이 감으로 찍어서 지원 대상을 뽑는 '오디션 행정'을 그만두어야 한다. 대신 파운드리 MPW가 되었든, 첨단 패키징 테스트베드, 에이전트 전용 인프라 등 뭐가 되었든 공통 생태계 판을 대폭 열어두고, 실력 있는 민간이 알아서 생존하고 성장하도록 뒷받침만 해야 한다. 수요를 견인하려면 ‘실제 AI 모델을 만들며 막대한 컴퓨팅 파워를 소모하는 주체’가 우선적으로 국내에 존재해야 한다. 기간을 정해두고 오디션 보듯 지원 대상을 뽑는 방식으로는 결코 풀 수 없다. 국내 팹리스가 최신 모델에 맞춘 커스텀 칩을 설계하고 실전 레퍼런스(Reference)를 쌓을 수 있도록,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판을 깔아주어야 한다. --- [← Back to Blog](index.html)